'자활기업 제품 많이 이용해 주세요~''자활기업 제품 많이 이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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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10-03 16:16본문
사회적 약자 일 자리 창출 큰 의미
'지역자활센터가 만든 우수 제품 이용해 보세요.'
'경남자활사업박람회'가 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 3.15해양누리공원에서 열렸다. 자활사업이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근거해 저소득층의 사회·경제적인 자활과 자립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현재 도내에는 광역자활센터 1개소, 지역자활센터 20개소가 있다. 센터 산하 자활사업단이 235개, 자활기업은 63개다. 자활 노동자 3000여 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도내 20개 지역자활센터가 참여했다. 자활기업 63개소에서 생산한 자활상품을 전시하고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나이 들어서도 당당히 일할 수 있어" = 박람회장 입구에 들어서자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가 났다. 고성지역자활센터 천막 아래에 갓구운 옥수수빵과 공룡 빵이 놓여있었다. 홍미순(73) 씨 작품이었다. 홍 씨는 "내가 원래 손재주가 좋다"면서 "올해 1월 센터에서 교육받을 때부터 여러 사업단에서 함께하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홍 씨는 올해 4월부터 간식사업단과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빵에는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희망이 담겨있다.
홍 씨는 젊을 때부터 열정 그 자체였다. 운전면허증과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일찍이 취득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일할 곳이 줄었다. 그러다 고성지역자활센터에서 다시 일하게 됐다. 홍 씨는 "누군가가 돈을 벌어다 주는 게 아니지 않냐"면서 "센터에서 내가 내 손으로 당당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씨는 "내가 쓰러지지 않는 한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옆에서 김희진 고성지역자활센터 실장은 옥수수형 모자를 쓰고 있었다. 김 실장은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고성 행복한가게 자활기업에 의뢰해 모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고성지역자활센터가 만드는 옥수수빵은 고성군 월평리에서 나는 찰옥수수를 속 재료로 썼다.
간식사업단은 2014년부터 모형 틀에 구워내는 빵을 생산해왔다. 그중 공룡 빵은 한국자활복지개발원이 주최하는 2017년 우수자활생산품경진대회에서 '굿스굿스제품'에 이름 올렸다. 가리비 빵은 2019년 굿스굿스제품에 선정됐다. 김 실장은 "간식사업단은 지역특산물을 활용해 꾸준히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픈 몸, 다시 찾은 일자리 = 진주지역자활센터는 허브 화분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꿀꽃농장 사업단이 키우는 화분이었다. 박은순(50·진주시 평거동) 씨가 사업단에서 반장을 맡아 참여자 10명을 이끌고 있다.
박 씨는 결혼 후 진주로 삶터를 잡았다. 2004년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진주지역자활센터를 찾았다. 출산과 건강상 이유로 지난 7년간 활동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2019년 센터에 복귀해 꿀꽃농장 사업단에 참여했다.
꿀꽃농장이 취급하는 허브는 로즈메리, 라벤더, 페퍼민트, 레몬그라스, 캐모마일 등이다. 허브차로 우려 마시는 찻잎은 노지에서 키우고 있다. 사업단에서 키운 화분은 체험용으로도 쓰인다.
박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일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면서 "지역자활센터에서 다시 땀 흘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을 디딤돌로 삼아 원예 분야에 종사하고자 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박 씨는 "자격증을 취득해 원예 치유 강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자활센터, 시민들과 함께 = 박람회를 찾은 시민들은 하늘색 작은 손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손가방 출처는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였다. 센터는 손가방에 홍보자료와 대나무 칫솔 등을 넣어 나눠주고 있었다. 박지현 마산희망지역자활센터 실장은 "박람회가 2019년 오동동문화광장에서 열린 게 마지막이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린 박람회에서 시민을 만나게 돼 반갑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센터 내 사업을 설명하면서 "자활센터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자격 조건을 확인한 후, 지역 주민센터에서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야외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최지선(33·창원시 마산회원구) 씨는 자녀와 함께 산책하고자 나섰다가 이날 행사를 접했다. 그는 "마스크 야외 착용 해제 이후 처음 참여하는 지역 행사"라면서 "각 자활센터가 만든 생산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진해지역자활센터가 진행하는 돌림판 행사에 참여하고 상품을 얻어갔다.
진해지역자활센터는 오랜만에 열리는 박람회에 전력을 기울이고자 2주 전부터 준비해왔다. 박연경 진해지역자활센터 팀장은 "박람회에 본김과 제로웨이스트 사업단이 참여했다"며 "다른 지역자활센터 참여자에게 우리 센터 생산품을 알리고자 돌림판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본김은 진해지역자활센터 내 사업단 생산품이다.
박람회장을 찾은 김범웅(38·창원시 성산구) 씨는 "오늘 지역자활센터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아보고 가려 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민일보 /주성희 기자